본문 바로가기

옛날 글

성수동 깊숙히 녹아든 카페, 성수 우디집 성수 카페 "우디집"을 찾아가는 길은 살짝 길게 느껴졌다. 성수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막연히 성수역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 채, 뚝섬역 "온량"에서 출발했는데, 15분정도 걸어 성수역에 도착했더니 15분을 더 걸어가야 해서 살짝 혼란스러웠다. 성수역은 정말 재밌는 동네였다. 허름한 주택가, 철물점, 공방 사이로, 젊은 감각이 닿아 있는 가게들이 콕콕 박혀 있었다. 멋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쓴 동네와는 다르게, 전형적인 한국 동네 경관 틈 사이에,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가게들이 내부에 자신만의 멋을 품고 있는 곳이 성수였다. 한참을 철물점이며, 기사식당이며, 좁은 골목길을 헤치며 나가는데, 카페가 보이질 않았다. '길을 잘못 든 건가?' 생각하던 찰나, 고려금속 간판 위에 "ㅇㄷㅈ"이라고 적힌 간판.. 더보기
비주얼만큼이나 맛있는 토마호크 포크 커틀렛이 있는, 서울숲 온량 예전에 유튜브에서 뼈가 붙은 돈까스를 튀겨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갈비뼈가 붙은 살을 그대로 돈까스 두께로 썰어내서,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서 접시 위에 내어놓은 모습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맛은 튀김옷을 입은 튀긴 돼지고기, 그러니까 여느 돈까스 맛이나 다르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뼈가 붙은 돈까스를 파는 식당을 지나치다가라도 보게 된다면, 한번 꼭 먹어봐야지, 다짐했다. 서울숲의 "온량"을 가게 된 이유이다. 마침내 뼈가 붙은 돈까스와 마주하게 되었다. 일식 돈까스와 다르게 소스가 끼얹어져 있었고, 각종 가니시가 얹어져 있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푸짐해 보여서 나쁘지는 않았다. 돈까스 자체는 보통 돈까스보다는 좀 더 육즙이 배어나와서 맛이 있었다. 소스는.. 더보기
맛과 건강 둘 다 갖춘, 건대 능동샐러드 데이트의 흔한 여파는 차오르는 살이다. 파는 음식은 맛을 좋게 하려고 뭔가를 많이 때려 넣는건지, 그냥 평범하게 점심과 저녁 정도를 사먹을 뿐인데, 무심하게 두세 달 살다 보면 살이 슬금슬금 차오르더니, 구르는 눈덩이처럼 확 불어난다. 어쩌면 식후에 먹는 디저트가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하자니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녹록치가 않다. 살이 찌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야겠고, 그래서 한 끼 정도 가볍게 먹어보려 하지만, 입맛에 맞으면서도 가벼운 음식은 찾기가 힘들다. 그런 고민에 답이 될 것 같은 가게가 바로 건대 능동샐러드이다. 사실 이름을 보고 처음엔 신기했다. 내가 바로 능동 거주민이기 때문이다. 가게가 능동로에 있긴 한데 여긴 화양동인데... 이 가게에 대해 유일하게 의문인 점이었다. 새우가 들어.. 더보기
2019년 상반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인턴 면접 후기 이번 상반기에만 네 번째 면접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인턴 면접을 보러 갔다. 앞서 세 번의 면접을 보았기 때문에 이 면접은 어떤 성격인지, 적어도 파악할 수는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면접 장소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지부로, 5호선 여의나루 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을 이동하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1층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앉아서 면접을 준비했다. 면접장은 6층에 있는 강당에서 대기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무실 한 편에 위치한 회의실로 이동하여 본 면접을 진행하였다. 면접관은 세 명, 면접자는 다섯 명으로 3:5 면접이었다. 한 명이 결시하여 3:4로 진행되었다. 면접시간은 앞에서 본 어떤 면접들보다 짧고 간결하며 굵었다. 과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면접 후기들을 읽어본 결과, 직무에 관련된 질문을 .. 더보기
우리 현실을 담아낸, 말도 안 되지만 있을법한 이야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를 본 것이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였다. 2018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작년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서 관람하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은, 좋은 작품이지만 동시에 난해하면서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있는 영화였다는 것이다. 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의 기준이 내 취향과는 조금 다른 것일까 생각했다. 똑같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도 "어느 가족"처럼 난해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예상할 뿐이었다. 전혀 시놉시스를 알지 못하고 간 영화관에서 좋은 충격을 받고 돌아오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기생충"역시 따로 시놉시스를 찾아보거나 트레일러를 보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기생충"이라는 .. 더보기
[런던] 2. 대영 박물관 관람 후 런던에서 새로운 해 맞이하기 새벽 5시쯤 잠에서 깨서 창 밖을 찍었다. 한 해의 마지막 새벽이기도 했다. 런던 여행을 계획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가장 시간이 빠른 도시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였다. 24시간 뒤에는 새해라니 기분이 묘했다. 생전 처음으로 외국에서 맞이하는 새해라서 기분이 한결 더 묘했다. 씻으면서, 옷을 챙겨입으면서, 그리고 문 밖을 나서면서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한결같이 영국스러웠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오전의 지하철은 한산했다. 좌석 배치가 엄청 비효율적인 것 같았다. 만원에 가까워질수록 서서 가기 힘들 구조였다. 하지만 사람이 없이 한산할때는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오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영 박물관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것도 아닌 날씨였다. 미스트같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