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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

전투용 통기타 (Swing SM-100 OP) 영입기 - 1. 싼 기타만 쫓다가 보컬만 하던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200만원짜리 깁슨 레스폴을 갖고있는 친구가 스윙 R2를 한대 더 들이는지, 왜 셱터나 타일러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멕펜 텔레나 깁슨 멜로디메이커같은것을 탐내는지. 보컬이던 나는 '기타는 한 대면 다 해결되는 것 아닌가?'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과거의 그 친구들처럼 기타를 잘 치는 것도 아니고, 대단히 비싼 기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타가 여러 대 있지만 새 기타를 탐내고 있고, 그 친구들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에피폰 ES-335 PRO와 스콰이어 텔레캐스터를 통해, 저가형 버전의 "좌펜더 우깁슨"을 실현했지만, 여전히 스트랫이 땡기거나 카지노가 탐나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백수인 지금은 일렉기타를 당장 더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 더보기
최고의 돈까스 맛집, 건대 "장수 왕족발 분식" 돈까스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런 것 같다. 기호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다. 바삭하게 튀긴 것을 가지런히 썰어서 체에 받쳐서 나오는 것을 소스에 찍어서 먹는 일식 돈까스거나, 아니면 덩어리째로 튀겨서 소스를 끼얹어 나오는 것을 포크와 나이프로 슥슥 썰어 먹는 한국식 돈까스거나. 둘 중 하나만 좋아하거나, 아니면 둘 다 가리지 않고 좋아하거나, 아무튼 돈까스는 대부분 사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스타일이든 한국 스타일이든 가리지는 않지만, 다시 방문하게 하는 돈까스 가게의 원칙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개인적으로 일식은 넓은 아량으로 - 통째로 튀겨서 소스를 끼얹는거보단 어려울 것 같아서 - 7500원 정도, 한국식 돈까스는 6500원 정도까지는 괜찮은 가격으로 취급한다.. 더보기
홍대 감바스와 레몬맥주가 맛있는 집, 홍대 "시내"(sinar) 감바스라는 음식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해외 맛 기행에서나 볼 법한 어색한 이름의 요리는, 지금은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애초에 요리법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리브 오일 - 혹은 기름 - 에 페페론치노 - 혹은 고추 - 와 마늘, 온갖 채소들을 함께 볶다가, 새우를 투하하고 같이 볶아주면 끝. 그런데 단순한것 치곤 맛없기가 힘든 조합이다. 마치 달걀프라이 + 간장 + 버터 + 따끈한 흰 쌀밥처럼, 맛있는 애들끼리 모아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아무나 내놓을 정도로 쉬운 요리라면, 대충 해도 맛있다는 뜻인 동시에 정말 극한으로 맛있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친구가 여기 감바스가 정말 맛있다며 홍대의 멕시칸 푸드 식당인 "시내"를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많이 기.. 더보기
[도쿄 여행기] 6. 여행에서 돌아온지 일주일 후 1.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인천에서 내 집으로 돌아온 뒤, 6시간정도 자고 일어나서 출근한 직장인데도, 약간의 삐걱거림을 겪었을 뿐, 다시 멀쩡하게 일을 하고, 퇴근하고 다음날 출근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일상 속으로 자연히 들어갔다. 사람은 정말로 적응의 동물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예전에는 여행기라는 장르를 잘 찾지 않았었다. '남이 여행한 이야기를 무슨 재미로 읽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읽는 여행기는 마치 글쓴이의 여행의 순간을 담아 놓은 작은 독립영화 같았다. 몇 장의 사진이 곁들여진 문단들이 책에, 그리고 스크린에 새겨져있을 뿐인데, 그것을 읽는 순간 내 안에서 글쓴이가 본 것들, 느낀 것들이, 마치 차가 찻잎에서.. 더보기
[트러스로드 커버 교체] 내 기타의 가장 못생긴 부분 교체기 최근에 산 Epiphone ES-335 PRO는 내가 지금까지 손에 넣은 기타들 중 가장 예쁜 것이라 생각한다. "체리 레드"라고 명명된 빨간 색의 할로 바디 기타라면 예쁘지 않기가 힘들 것 같다. 기타의 전체적인 크기가 커서, 종종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에피폰의 큰 헤드도 조화롭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검정색 픽가드, 톤 노브, 그리고 빈티지한 색상의 헤드머신과 픽업 셀렉터까지. 외관으로는 몇백만원짜리 기타가 부럽지 않다. 하지만 이 기타도 못생긴 점을 꼽을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딱 한 군데 있다. 그것은 바로 지나치게 직관적인 저 트러스로드 커버이다. 물론 400만원짜리 기타에도 저런 엄근진한 글씨체로 GIBSON이나, 필기체로 Dot 같은 글씨가 써져있는 걸 본 적이 있긴 한데, ES-335 P.. 더보기
[도쿄 여행기] 5. 안녕 도쿄 [도쿄역, 인천] 체크인이 열시여서 약간은 부산하게 짐을 쌌다. 급하게 짐을 쌀 때가 돼서야 어지럽혀지지 않은 숙소 사진을 한 장 찍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대충 쓰레기만 줍고 이불만 갈무리하고 환기 정도만 시키고 급하게 나왔는데, 에어비앤비를 통해 주인이 방을 아주 깨끗하게 써 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역시 일본인들의 친절함이란...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도쿄역으로 향했다. 지난 4일간은 플랫폼이나 지하철 내부 같은 것은 딱히 촬영하지 않았다. 그냥 이동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날이 되니 내일부터는 탈 일 없는 것들이라 그런가, 괜히 사진을 찍게 되었다. 도쿄역까지 가는 야마노테센은 너무 빨랐다. 평소면 훨씬 더 오래 걸렸을법한 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