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날 글/음식

맛있는 돈까스 카레가 있는 군자 "라운지앤"


 군자는 재미있는 동네이다. 번화한 거리를 보면 술집이 늘어서 있다. 밤이 되면 번쩍이는 네온 사인 간판들 아래를 취한 사람들이 채운다. 휘적이는 사람들을 헤치고 집에 올 때면, 이 동네는 그냥 술 마시는 동네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런 번쩍이는 틈 사이 골목길에, 은근히 보석같은 맛집들이 숨어있다. 군자 생활 4년차에 맛집 열 개 정도는 찾아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맛집 리스트에 한 곳을 더 추가했다. 저녁이면 네온사인이 번쩍거릴, 크고 빨간 글씨가 새겨진 간판들이 늘어선 낮의 거리에서, 혼자 예쁜 간판을 달고 있는 군자역의 돈까스 카레집, 라운지앤을 찾아갔다.

 사실 이번 방문은 라운지앤의 돈까스 카레를 두 번째로 먹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었었다. 집이 군자인지라 별로 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갈한 포장, 따뜻한 카레, 바삭한 돈까스까지, 흠잡을 데 없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언제 기회가 되면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주말, 가려고 했던 덮밥집이 일요일 휴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당일 깨닫고, 어디서 점심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라운지앤으로 향했다.

 여러 메뉴들이 있었고, 카레의 매운 정도를 고를 수 있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해서 순한맛의 등심 돈까스 카레를 시켰다. 어떤 가게든, 배달이나 포장보다는 가게에 직접 가서 먹는것이 더 맛있는 법이다. 라운지앤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레도 카레였는데, 돈까스가 어지간한 돈까스 맛집보다 맛있었다. 카레에 담가져 있었지만 쉽게 눅눅해지지 않을 정도로 바삭바삭했고, 튀김옷과 고기가 분리되지도 않았다. "이 집 돈까스 맛집이네."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옆 테이블에서 밥과 카레를 추가로 받는 것을 보았다. 밥이랑 카레를 추가하는 가격이 싼 걸까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이 아니라, 밥과 카레가 무한리필인 것이었다.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기본으로 나오는 양 정도면 배가 찼지만, 많이 먹고싶어하는 일행과 함께라면 라운지앤을 오는게 좋을 것 같았다. 가격도 7천원에서 8천원 언저리인데, 퀄리티도 아주 좋은 돈까스 카레를 파는 집 라운지앤. 종종 주말에 방문해서 점심이나 저녁을 해결하는 가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