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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음식

매력적인 전통주와 알찬 안주가 있는 곳, 군자 "이당"

 

"낮덮밤술"이라는 테마로, 낮에는 덮밥을, 밤에는 전통주에 곁들일 수 있는 깔끔한 안주를 파는 곳, 군자 "이당"에서 술 한잔을 했다.



 능동과 군자동이라는 동네는, 분위기가 번잡한 곳과 한가한 곳이 혼재되어 있고, 그 두 공간이 만드는 소음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그런데 그 한가한 골목들 속에, 갈 만한 가게들이 숨어있다. 그리 많지는 않아 찾아내기 힘들지만, 갈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게들이 있다. 그래서 괜히 조그마한 가게여도, 단정한 외관을 하고 있으면 지나치지 못하겠다. 이당 역시 그런 이유에서 이끌려 들어간 가게일 것이다. 그리고,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녁에 술을 먹어야 하는 날, "이당은 어때?" 할 정도로, 이 가게는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앞에서 설명했듯, "이당"은 낮과 밤의 컨셉이 다르다. 낮에는 가 본 적이 없어 밤의 컨셉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이당"은 국내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개성 넘치는 전통주들, 그리고 전통주들의 매력을 더해주고 받쳐주는 안주들을 팔고 있다. 메뉴판의 전통주들은 궁금함을 동하게 하는 설명을 달고 있다. 가격은 소주에 비해 평균 두 배 이상 비싸지만, 단순히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닌, 좋은 향과 맛을 가진 술을 통해 데워지는 분위기, 그런 것까지 가치를 매긴다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게 느껴진다. 좋은 전통주를 고른다면, 350ml쯤 되는 작은 병 안에 꼭꼭 뭉쳐둔 매력들을 맛보는 느낌이다.  안주들 역시 그에 못지않게 알차다. 이런 가게들의 특징이, 안주는 코딱지만큼 주고, 가격은 코 베어가는 그런 것인데, 이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속에 든 내용물을 전혀 부풀리지 않는 정갈한 그릇을, 속이 알찬 안주가 꽉꽉 채우고 있다. 그냥 안주라기엔 양이 꽤 많아서, 안주와 식사의 중간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가게의 인테리어도 가게의 전통주나 안주를 닮아 있다. 크지 않은 공간 속에, 과장되지 않은, 진솔하고 알찬 물건들이 들어차 있다. 조금 과했다면 너저분하거나 지저분했을 것 같은데, 그 선을 넘지 않는 선으로 좋은 내부 인테리어가 구성되어 있다. "이당"의 조화가 좋은 것 같다. 알찬 전통주, 알찬 안주, 알찬 인테리어까지. 기회가 된다면 덮밥을 파는 낮의 "이당"도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