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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영화

우리 현실을 담아낸, 말도 안 되지만 있을법한 이야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를 본 것이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였다. 2018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작년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서 관람하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은, 좋은 작품이지만 동시에 난해하면서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있는 영화였다는 것이다. 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의 기준이 내 취향과는 조금 다른 것일까 생각했다. 똑같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도 "어느 가족"처럼 난해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예상할 뿐이었다. 전혀 시놉시스를 알지 못하고 간 영화관에서 좋은 충격을 받고 돌아오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기생충"역시 따로 시놉시스를 찾아보거나 트레일러를 보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기생충"이라는 .. 더보기
오아시스 다큐멘터리 "슈퍼소닉" - 초음속으로 락스타가 되어버린 형제 지금까지 본 영화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 아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뮤지션의 전기 영화를 본 횟수는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뮤지션의 전기 영화를 거의 보지 않은 이유는, 그 수가 많지 않아서기도 하겠지만, 굳이 실존인물의 역사적 순간들을 배우의 연기를 통해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 더 크다. 게다가 뮤지션이라면 영상물도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찾아 보고, 기록물들을 읽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보헤미안 랩소디"는 별로였다. 그것보다 BBC에서 만든 Queen Days Of Our Lives 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후에 퀸에 대해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퀸이 더 대단한 밴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다룬 전기라면, 그것을 보고 난 다음에 그들에 대해 .. 더보기
[스타 이즈 본] 음악, 사랑, 사람에 대한 이야기 *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를 통해 본 영화의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뻔히 들여다보이는 듯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공연에 벌떼처럼 관객이 모여들고, 일상생활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카메라 세례를 견뎌야 하는 정도의 슈퍼스타인 잭슨 메인은, 단순히 술을 마시려 들어간 어느 바에서 이름 없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뿐인 아마추어 앨리의 무대를 듣고,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그는 무대에 앨리를 세우고, 그녀의 자작곡을 들려주고, 사람들에게 그녀의 넘치는 재능을 보여준다. "스타 이즈 본"이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잭의 손에 이끌려 수많은 관객들이 있는 무대에 서게 된 앨리는, 모두의 사랑을 받고, 스타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둘은 뜨겁게 .. 더보기
청년경찰 편한 후기 - 전혀 기대 안 하고 갔다. 조조영화 티켓값으로 오전 피서를 하러 갔을 뿐. 사실 별로 보고싶지도 않은 영화였다. 제목이나 광고의 이미지를 보고, 사회 초년생들의 험난한 정착기 뭐 그런 내용일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안 봤으면 후회할 뻔 했다. 홍보를 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이 영화가 홍보를 잘못한 것 같기도. 공격적으로 홍보했다면 무조건 보러갔을텐데. - S급 한국식 팝콘무비였다. 전형적인 형사 나오는 수사물 장르였지만,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가벼웠는데, 그 가벼움이 실제 20대들의 모습 같아서 그리 인위적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눈물을 쥐어짜는 장면이 거의 없어서 좋았지만, 개그씬과 개그씬이 아닌 장면이 너무 범벅이 되어 있어서 영화에 안정적으로 올라타기 힘들었다. 애초에.. 더보기
택시운전사 편한 후기 (약한 스포일러) - 카체이스 씬에 대한 혹평이 꽤 많이 보인다. 다큐로서의 완성도는 크게 해치는 장면이었지만,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의미에서는 들어간 것이 들어가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나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계엄군의 폭압 앞의 시민들의 저항, 그리고 그것이 외부로 알려지기를 원해서 벌이는 처절한 사투,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했던 택시운전사들에 대한 일종의 헌사, 그런 의미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 송강호 역시 신파를 가진 인물이지만,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비극 앞에서 송강호의 신파는 다소 약했다. 그리고 그것이 극을 호소력있게 끌어가는 데 더 도움을 주었다. 송강호 특유의 코믹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근현대사에서 손꼽을 만한 비극을 그나마 맨정신으로 볼 수 있었고, 송강호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