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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음식

비주얼만큼이나 맛있는 토마호크 포크 커틀렛이 있는, 서울숲 온량

 예전에 유튜브에서 뼈가 붙은 돈까스를 튀겨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갈비뼈가 붙은 살을 그대로 돈까스 두께로 썰어내서,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서 접시 위에 내어놓은 모습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맛은 튀김옷을 입은 튀긴 돼지고기, 그러니까 여느 돈까스 맛이나 다르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뼈가 붙은 돈까스를 파는 식당을 지나치다가라도 보게 된다면, 한번 꼭 먹어봐야지, 다짐했다. 서울숲의 "온량"을 가게 된 이유이다.

 

 마침내 뼈가 붙은 돈까스와 마주하게 되었다. 일식 돈까스와 다르게 소스가 끼얹어져 있었고, 각종 가니시가 얹어져 있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푸짐해 보여서 나쁘지는 않았다. 돈까스 자체는 보통 돈까스보다는 좀 더 육즙이 배어나와서 맛이 있었다. 소스는 일반 돈까스 소스와 비교할 수 없게 맛있었다. 소스 자체도 깊은 맛이 났고, 안에 든 양파와 버섯 역시 대충 볶아진 것이 아니라, 딱 알맞게 볶아져 있어서 식감이 살아있었다. 소스를 따로 내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돈까스가 바삭한 상태에서 소스를 찍어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같이 나온 파스타 역시 엄청 맛있었다. 면도 적당히 익어있고, 소스 맛도 차원이 달랐고, 안에 든 재료들도 식감이 살아있게끔 적당히 조리되어 있었다. 파스타라는것이 집에서 해 먹으면 별 것 없는 요리라서, 굳이 비싼 파스타를 사 먹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요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서울숲 "온량"에 와서 알게 되었다. 돈까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2만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사먹은 돈까스인데, 일반 돈까스와 수준이 다른 요리라서 가격이 납득이 되었다.

 맛의 수준이 어느 이상만 되면 충분히 맛있다고 느끼며 먹는 편이다. 더할 나위 없이 맛있는 7천원짜리 돈까스집도 알고, 집에서 만드는 파스타 역시 충분히 맛있게 만들 줄 안다. 하지만 무언가 기념해야 하거나, 기분을 내고 싶거나, 그런 날이라면 수준 높은 요리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서울숲 "온량"은 그런 날 가기 좋은 곳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