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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ETC

혜화역 이화동벽화마을, 낙산공원, 서울성곽길 후기

 

 연극을 보기 위해 대학로에 갔다. 공연 시작 전까지 시간이 붕 떠서 카페나 들어가있을까 하다가, 근처에 벽화마을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혜화역에서 나와, 이런 저런 사람들이 공연을 하는 마로니에공원을 지나, 조금은 북적이는 대학로 거리를 지나니 약간 공기가 바뀌는 듯한 구간이 생겼다. 덜 왁자지껄해지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의 밀도가 높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나아가니 벽화에 그려진 그림들이 하나 둘 보였다. 어느 순간, 벽화마을에 와 있었다.

 굉장히 가파른 경사에 굽이굽이 골목이었지만, 돌아서지 않고 꿋꿋이 올라가니 볼 거리가 많았다. 조촐하면서도 알록달록 색깔을 잘 입은 서울의 달동네.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혜화 근처 풍경이 펼쳐졌다. 이 날은 미세먼지도 없는 날이어서, 주변 풍경을 둘러보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중간중간 더해진 감성이 오르는 발걸음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이어서 서울성곽길을 걸었다. 건너편의 달동네는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저 편에서도 이쪽을 보면 지금 내가 보는것처럼 아름다우려나, 문득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잠실 롯데타워가 저 멀리 보였다. 롯데타워는 서울 어디에서나 스타벅스만큼이나 찾아보기 쉬운 건물이 되고 말았다. 날이 맑으니까 저 멀리까지 보이는거겠지,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 몇 주만 있으면 서울을 뒤덮을 꽃들을 볼 생각을 하니 설렘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