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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전자제품

2017년에 아이폰 SE 사용하기 - 첫인상 편


 아이폰 8의 출시가 임박한 지금, 왜 하필 아이폰 SE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부터 풀어야 할 것 같다. 철저히 주관적인 이유이다.


- 아이폰 8에 대한 다양한 루머들. 100$가 넘는다거나, Touch ID가 삭제되었다거나, 나오자 마자 덥썩 구매하기에는 여러모로 좋지 않은 루머들이 있어서, 넘어가기 전에 쓸만한 중고 아이폰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디자인. 가장 아름다운 아이폰이라 일컬어지는 아이폰 5를 기반으로 만든 아이폰이라는 점이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한 가지 이유였다. 상징성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아이폰 SE는 그냥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외관을 가지고 있다. 아이폰 6과 7는 의견이 분분하다. 개인적으로 나쁘지는 않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언제 4인치의 예쁜 스마트폰을 써 볼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이폰 SE를 선택하게 되었다.


- 큰 기기에 대한 부담감. 손이 작은 편이다. 하긴 첫 스마트폰을 가진 이후로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물건을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한 손으로 모든 화면을 다 터치할 수 있다면 참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4인치 정도면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iOS의 매력을 충분히 느낌. 첫 스마트폰은 갤럭시 넥서스였다. 삼성이 만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폰. 그 당시 아이폰은 커스텀할 수 있는 요소가 전무했다. 배경화면마저 바꿀 수가 없어서, 그것을 바꾸려면 "탈옥"을 해야 했는데, 탈옥을 한 핸드폰은 여러 모로 제약이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그런 쇼를 하지 않아도 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 핸드폰을 선택했다. 지금은 아이폰도 안드로이드에서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여전히 안 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폐쇄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맥북과 아이패드가 보여준 연동 능력이, 새 스마트폰은 아이폰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쐐기를 박았다.



 첫인상. 작다. 정말 작다. 이렇게 작은 스마트폰을 누가 들고다니면 돌아볼 것 같은 정도로 작다. 하지만 예쁘다. 갤럭시 넥서스는 처음 샀을 때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갤럭시 S6 엣지는 처음 샀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예쁨이 기기 전체의 만듦새에서 느껴지는 그런 예쁨보다는, 스크린의 엣지 부분이 주는 신선함에서 느껴지는 예쁨이었다. 전체보다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예쁨이었다. 아이폰 SE는 전체가 예쁘다. 어디 하나 흠잡을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외관이 딱 떨어져있다. 케이스를 씌우기 아까울 정도다. 화면을 켜 보니 다시 작다는 단어가 훅 치고 들어온다. 아이콘이 왜 이렇게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나 빼곡하게 들어차있는데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양은 적은지. 인터넷 페이지는 텍스트 위주의 것이 아니면 100% 감상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사진이라도 첨부되어 있으면 눌러서 확대해봐야 한다. 눈도 살짝 아픈 것 같다. 애초에 전화와 카톡 외에는 아이패드에서 할 심산으로 구입한 기기여서 이런 단점들이 내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내게 아이패드가 없었다면, 조금은 곤란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할 정도로 예쁘고, 한손에 착 감기고, 성능도 어디 하나 떨어지는 구석이 없다. 화면이 작아서인지 갤럭시 S6 엣지보다 체감 성능은 우월하다. 어지간한 모바일 게임도 쌩쌩하게 돌아간다. 카메라도 준수하다. 갤럭시 S6 엣지보다는 살짝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것도 빛이 충분한 환경에서의 느낌이다. 빛이 없는 곳에서 아이폰 카메라는 좋지 않기로 악명이 높아서, 한번 지켜봐야 할 부분 같다.



 며칠간 눈꺼풀을 덮은 콩깍지를 슬슬 벗겨내고, 제대로 된 리뷰를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