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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음식

건대 후문 최고의 일식 돈까스 맛집, "가츠시" 격하게 아끼는 소울 푸드가 몇 가지 있다. 짜장면, 국밥, 비빔국수, 라면. 기분이 별로인 날 먹으면 괜스레 위로받는 느낌이 들고, 아무 일 없는 날에 먹으면 들인 돈에 비해서 엄청난 만족감을 얻게 되는 음식들이다. 그런 소울 푸드 중 최고로 치는 음식은 돈까스이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떡볶이를 좋아했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돈까스를 좋아했다. 같이 밥을 먹게 된 사람이 남자인데, 이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돈까스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은 높은 확률로 "좋아!"라고 말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부류이다. 하루에 두 끼쯤은 돈까스로 먹을 수 있다. 일식 돈까스, 분식 돈까스,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둘은 엄연히 다른 음식이지만, 그래도 돈까스기 때문에 둘 다.. 더보기
떡볶이 맛집이지만 주인공은 볶음밥. 구의 분식집 "모두랑" 떡볶이를 썩 좋아하지 않는데, 연애가 계속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떡볶이를 많이 먹게 되었다. 여자들에게 있어 떡볶이란 남자들의 돈까스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딱히 땡기는 게 없을때 먹으러 가기 무난하고, 이틀에 걸쳐 먹어도 거부감이 없는 음식인 것 같다. 떡볶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탄수화물 덩어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몸에 안 좋은 음식이 맛있을 확률이 높다. 떡볶이도 그런 이유로 맛있다. 구의 "모두랑"은 동네의 유서깊은 떡볶이집이다. 근처 학교를 다녔지만, 이 가게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몰랐던 이유는 떡볶이를 즐겨 먹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현지인들끼리만 잘 아는 맛집이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광진경찰서 건너편 홈플러스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떡볶이 가게 네다섯개가 한 골목을 채우고 있다... 더보기
"낮덮밤술" 군자역 전통술집 "이당"에서 점심먹기 전통주와 한국식 안주를 파는 군자역 술집 "이당"을 낮에 방문했다. "낮덮밤술"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낮에는 덮밥을 팔고 있었다. 분명 똑같은 인테리어의 가게이겠지만 낮에 방문했을 때 느낌은 사뭇 달랐다. 내부 인테리어들의 낮의 조명을 받고는, 한껏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것 같았다. '이런 소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선 물건들도 몇 보였다. 아무래도 밝으니까, 더 맑은 정신으로 가게를 더 둘러보고, 그래서 밤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메뉴판 역시 "이당"특유의 감성이 들어있었다. 메뉴들은 저녁에는 안주로 내놓는 것들을 덮밥 토핑 버전으로 조리해서 밥에 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새우, 명란, 연어, 닭볶음 등, 모두 밤에 안주로 시킬 수 있는 메뉴들이었기 때문이다. 연.. 더보기
분짜가 맛있는 베트남 음식점, 군자 "르번미" 베트남 음식점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베트남 음식을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적당히 비싼 가격에 적당히 많은 양의 베트남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땅콩버터가 곁들여져 나오는 맛살이 들어있는 롤도 서비스로 나오곤 했다. 근데 이게 정말 베트남 스타일 요리인지 아니면 특이한 향을 한 육수, 고기 건더기, 그리고 쌀국수 면을 넣어서 한 베트남 요리 흉내내기인지는 의문이 들었다. 요새는 "에머이"가 심심찮게 보인다. 예전에 갔던 이름모를 베트남 음식 프랜차이즈와는 다르게, 특이한 풍미가 더 강한 편이다. 고수를 추가로 달라고 해서 넣어 먹으면 그 특색이 더 강해진다. 그 정도 되니 다른 나라 요리가 맞는 것 같다. 그런 프랜차이즈 외에도, 동네 쌀국수 집도 심심찮게 보인다. 한 그릇에 4천원정도 .. 더보기
최고의 돈까스 맛집, 건대 "장수 왕족발 분식" 돈까스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런 것 같다. 기호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다. 바삭하게 튀긴 것을 가지런히 썰어서 체에 받쳐서 나오는 것을 소스에 찍어서 먹는 일식 돈까스거나, 아니면 덩어리째로 튀겨서 소스를 끼얹어 나오는 것을 포크와 나이프로 슥슥 썰어 먹는 한국식 돈까스거나. 둘 중 하나만 좋아하거나, 아니면 둘 다 가리지 않고 좋아하거나, 아무튼 돈까스는 대부분 사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스타일이든 한국 스타일이든 가리지는 않지만, 다시 방문하게 하는 돈까스 가게의 원칙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개인적으로 일식은 넓은 아량으로 - 통째로 튀겨서 소스를 끼얹는거보단 어려울 것 같아서 - 7500원 정도, 한국식 돈까스는 6500원 정도까지는 괜찮은 가격으로 취급한다.. 더보기
홍대 감바스와 레몬맥주가 맛있는 집, 홍대 "시내"(sinar) 감바스라는 음식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해외 맛 기행에서나 볼 법한 어색한 이름의 요리는, 지금은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애초에 요리법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리브 오일 - 혹은 기름 - 에 페페론치노 - 혹은 고추 - 와 마늘, 온갖 채소들을 함께 볶다가, 새우를 투하하고 같이 볶아주면 끝. 그런데 단순한것 치곤 맛없기가 힘든 조합이다. 마치 달걀프라이 + 간장 + 버터 + 따끈한 흰 쌀밥처럼, 맛있는 애들끼리 모아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아무나 내놓을 정도로 쉬운 요리라면, 대충 해도 맛있다는 뜻인 동시에 정말 극한으로 맛있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친구가 여기 감바스가 정말 맛있다며 홍대의 멕시칸 푸드 식당인 "시내"를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많이 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