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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ETC

배틀그라운드 첫인상

DAYZ 이후로 얼리엑세스라면 학을 뗀다. 아무리 돌풍을 일으켜도 관심이 없을 참이었다. 그런데 배틀그라운드의 돌풍은 심상찮았다. 결국 사서 해 보게 되었다. FPS장르를 별로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아주 어렸을때는 정통 FPS인 콜 오브 듀티 멀티플레이를 즐겨 하곤 했는데, 점점 그런 게임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상대보다 빠른 반사신경으로 머리를 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시작한게 팀 포트리스 2. 클래스가 있고 전략전술이 있어서 에임에만 기대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주로 힐러를 했다. 팀이 이기는게 좋았다. 그리고 최근 유행했던 하이퍼 FPS인 오버워치. 에임과 상관없는 D.Va를 주로 했고, 루시우나 메르시같은 힐러를 그 다음으로 많이 했다. 100% 에임에만 의존하는 FPS게임은 여전히 잘 하지 못했다. 발만 담가봤던 레인보우 식스 : 시즈에서 처참한 현실을 깨달은 것을 마지막으로, 온라인 FPS는 하지 않았다. 긴 공백기를 깬 것이 배틀그라운드인 셈이다. 배틀그라운드에서 1등을 하기 위해서는 에임이 정말로 중요하다.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1:1 진검승부에서 승리해야 하니까. 그런데 상위 10위에 들기 위해서는 에임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것은 센스와 운. 군대에서 배운 대로 은엄폐를 잘 하며 목적지로 이동하는 센스와, 남의 등짝이 내 시야에 들어오는 그런 운, 그것만 있으면 10위권을 노리는것은 아주 허황된 것 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30명 이상이 남은 상황의 대부분, 총을 먼저 쏜 사람이 높은 확률로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맞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렇게 얻은 교훈을 플레이에 적용해서, 나는 주로 캠퍼 스타일로 게임을 해 나갔다. 최소한의 총기류만 주운 뒤, 쥐죽은 듯이 집에 숨어있다가, 파밍하러 나타나는 누군가를 죽여 아이템을 얻는 방식. 10위권에 들어갈 확률이 아주 높아졌다. 10위 안에 들어도 섣불리 총을 쏘지 않았다. 최대한 높은 순위로 살아남는게 이 게임의 목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게임의 필수 목적이 누군가를 많이 죽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라는 점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아이덴티티는 아주 독창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