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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전자제품

iOS 스타듀 밸리 후기

 출시는 꽤 오래 전이지만, 지금도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관련 모드도 가끔 나올 만큼 괜찮은 게임, 스타듀 밸리를 아이패드로 몇 주 즐긴 후기이다. 참고로 PC판 스타듀 밸리를 해본 적이 없다. 둘 다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 리뷰를 올리는 것은 무리일 수 있지만, 그런 차이점은 추후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따로 컴퓨터판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모바일 버전이 더 불편하네.'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게임을 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의 후기가 오히려 더 객관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스타듀 밸리라는 게임 자체가 오래된 컴퓨터로 가능할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고사양 3D 게임도 구동하는 모바일 환경에 이식하는 데는 아무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렉 같은것은 찾아볼 수 조차 없다. 그리고 이동, 채집등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이동하고 싶은 곳을 정하는 것이나, 상호작용 하고 싶은 사물을 고르는 것, 모두 터치 한 번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상호작용하고픈 사물을 누를 경우, 상황에 맞는 도구로 자동으로 전환하는 편의성까지 보여준다. 2년차 플레이를 하는 동안, 일반적인 플레이 상황에서는 불편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맵을 확대하고 축소하는 것, 그리고 맵을 둘러보는 것이 두 손가락 모션 - 오므리기, 펴기, 두 손가락으로 스와이프 - 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맵을 둘러보거나 하는 것이 맵핵 수준으로 가능했다. 처음 마을의 구조에 익숙하지 않을 때나, 던전에서 특정 광물을 찾아야 할 때 헛걸음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외에 인상깊었던 것은 낚시 미니게임이 그럴듯했다는 것. 실제 낚시랑은 같을 수 없지만, 터치를 하면서 "손맛"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불편했던 점은 모바일 플랫폼의 특징이겠지만, 마이크로 컨트롤이 힘들다는 점이었다.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나눠야 할 때, 여러 개인 물건 위에 롱 터치를 하면 물건의 갯수가 1부터 순차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딱 필요한 양 만큼 숫자가 도달했을 때 터치를 떼야 하는데, 그냥 숫자를 입력하게끔 창을 마련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집안 가구를 옮기는 컨트롤이 너무 괴랄했다. 롱터치를 하면 물건이 떨어지고, 집 안에 배치 가능한 영역이 나타나는데, 이때 손을 떼면 그냥 아무데나 물건이 놔진다. 이와 비슷하게 건물을 건설할때도 컨트롤이 좀 이상했다. 전투 역시 모바일게임의 전유물인 자동사냥이다. 전투 관련해서는 그냥 포기했다. 전투가 게임의 본질이 아니니까 이렇게 만들어놨다고 생각할 뿐이다. 몬스터가 타격 가능한 범위에 들어오면 칼질을 반복하고, 어쩌다가 넉백이 안 되는 몬스터는 캐릭터를 한대씩 때리는데, 강한 던전에 갈 수록 "뭔 딜이야...?" 하는 말과 함께 드러눕고 만다. 그래서 강한 던전인 해골 던전 같은 경우는 몇 번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 외에, 사물 상호작용시 맞는 도구가 자동으로 선택되는 점은 좋지만, 가끔 먹통이 되어서 맞는 도구를 고르는 과정이 귀찮게 느껴진다거나, 그렇게 선택해놓은 도구가 곡괭이나 도끼 같은거라서, 작물을 수확하려다가 작물을 베어버린다거나 하는 사소한 컨트롤 실수를 유발하는 인터페이스 등이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열거한 단점들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펠리컨 마을의 주민 체험, 그리고 사계절 농사, 간단한 채광을 위한 던전 탐험, 그리고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것, 이 정도를 즐기기에는 전혀 문제 없는 조작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2년차 겨울까지 플레이하고 할아버지가 나오는 엔딩을 앞두고 있는데, 딱히 할 것이 없어 멈췄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도 몇 주 정도 재밌게 플레이했다는 점에서, 만원 남짓 하는 가격이 아깝지는 않게 느껴진다. 모바일 게임을 몇 가지 해 보았지만, 스타듀 밸리 정도면 조작감이나 재미 면에서 상당히 상위 레벨에 위치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